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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물생활

수컷이 출산하는 특이한 '해마' 산란기

by 연쇄먹방범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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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의 한 수족관(SEA LIFE Sydney Aquarium)에서 공개된 백해마의 출산 장면은 특히 더욱 귀중한데요. 시드니 수족관에서 공개한 백 해마(White's Seahorse) 역시 해마 중에서도 특히 귀한 몸인 이유가, 백해마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SEE LIFE 시드니 수족관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백해마의 사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곳으로 해마를 생후 6~7개월까지는 키워 방생합니다. 생후 6~7개월 정도 되면 길이가 5~6cm 정도로 자라는데, 인식표를 달아서 야생에 풀어주는 방식으로 멸종위기종인 백해마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방생된 해마는 10cm 정도까지 자라는 소동물입니다.

관상용으로 키우는 해마의 경우 주로 양식해마가 많은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열대 바다에서 서식을 합니다.

 

 

해마는 치어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태생을 합니다. 어류 중 상당수는 부화 후 스스로 섭식이 가능할 때까지 새끼를 보육낭에 보관합니다. 새끼가 난황(알에 포함돼 있는 영앙물질)을 흡수하게 하다 스스로 섭식 가능한 단계가 되면 출산을 하는데 이를 태생(胎生)이라 합니다.

해마는 일부일처제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지는 않습니다. 짝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수영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짝을 찾기 어렵기도 해서 일생을 일부일처제로 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배우자에 대한 정절도 높아고 하는데요. 오스트레일리아의 빈센트 박사가 연구한 화이트스 씨호스(White’s seahorse)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연체동물로 추정되는 포식자가 임신한 해마 수컷의 파우치에 거머리같이 들러붙어 구멍을 뚫고 새끼들을 모두 빨아먹었습니다. 수컷의 상처가 심해서 빈센트 박사는 곧 죽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암컷 해마는 다른 수컷들의 유혹에도 매일 아침 남편에게 찾아와 해마들의 전형적인 짝짓기 댄싱을 하고 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여러 달, 드디어 수컷의 상처는 아물었고 다시 임신을 했으며 새끼를 낳았다는 흥미로운 일화입니다. 정절 본받아야 하지만, 일생을 일부일처제로 살다 보니 종족 번식을 하는데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해마는 멀리 있는 짝을 부를 때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어류학자 데오도어 길(Theodore Nicholas Gill, 1837~1914)의 1905년의 ‘해마의 생활사’라는 논문을 보면, 해마가 특이한 소리를 낸다고 적혀있습니다. 이 소리는 머리 뒤에 있는 뼈들이 충돌하는 소리인데 먹이를 잡을 때, 서로 싸울 때, 영역을 지키려고 할 때, 주둥이에 붙은 귀찮은 물체를 떨어낼 때는 물론 멀리 있는 짝을 부르거나 찾고자 할 때 난다고 합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또 해마는 짝짓기 댄싱을 하는데요. 번식기가 되면 암·수컷이 서로 꼬리를 감고서 교미를 합니다. 이때 암컷이 수컷 배에 있는 주머니(보육낭) 속에 알을 넣으면 수컷이 정자를 분출해 알을 수정시킵니다. 이렇게 수컷이 임신을 합니다. 수컷이 임신을 하고 있는 동안 암컷은 거의 매일 아침 수컷을 찾아와 데이트할 때처럼 춤을 추다가 사라집니다. 암컷이 왔다 가는 시간 외 수컷은 주로 혼자 지내며 만삭이 되어갈수록 고정된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뱃속에서 수정란을 돌보며 부화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육아 주머니 안에서 수정된 알은 10일에서 25일에 걸쳐 성숙하며 새끼 길이가 1cm 정도까지 자라 수컷의 배가 불러오면 몸 밖으로 내보냅니다. 수컷의 배에서 성체인 새끼들이 톡톡 튀어나오며 약 백 마리 이상의 새끼를 출산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소안해마의 경우)수컷은 5∼6월에 암컷에서 알을 받아 20∼30일간 보육하고 6∼7월에 수컷 한 마리가 약 30∼70마리 치어를 내보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마의 경우 이러한 태생을 암컷이 아닌 수컷이 담당하는 것이죠. 해마처럼 수컷이 임심을 하고 출산을 하는 동물은 실고깃과의 어류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수컷 꼬리 아래에 알을 달고 다니는 것입니다. 반면 해마는 암컷이 수컷의 배에 있는 육아 주머니 안에 알을 낳고 그 안에서 수정이 일어나면 수컷은 치어 상태의 새끼를 낳는 말 그대로 출산을 합니다. 그렇다면 해마는 왜 수컷이 출산을 하는 걸까요?

 

 

© 국립공원관리공단

 

 

수컷이 임신을 하는 이유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보면 됩니다. 해마를 비롯해 수중에 서식하는 동물은 육지에 사는 동물보다 새끼의 생존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한 번에 태어나는 새끼의 수가 많고 번식 주기가 짧을수록 종 생존에 유리하게 됩니다.

해마처럼 수컷이 임신을 하면 암컷이 새로운 알을 만들어 번식주기를 짧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 오전에 새끼를 낳은 뒤 저녁에 다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정확히는 분만 후 즉시 새로 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수컷은 죽기 전까지 약 3년 동안 15회 정도 임신과 분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호주 시드니 대학 생명과학과의 카밀라 휘팅턴(Camilla M. Whittington)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 빅벨리해마의 육아 주머니가 단순히 알을 보호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마의 임신 기간 동안 발달하는 육아 주머니의 형태와 함께 발현량이 증가한 RNA의 서열, 즉 전사체 정보를 분석했더니, 다른 암컷 동물의 자궁처럼 태아의 발달 단계에 따라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태아가 만들어낸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체 교환, 삼투압 조절, 태아의 면역 보호 기능 조정을 통해 육아 주머니 안의 알과 태아가 성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수컷 해마는 한 번에 백 마리 정도 분만해 천 마리 넘는 새끼 해마를 출산하지만, 그중 대여섯 마리만 살아남아 종족 유지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출산을 하고 후유증을 겪는 것처럼 수컷 해마 역시 극심한 신체 변화를 겪으며 후유증을 겪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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