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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가갸날과 한글날 유래와 의미

by 연쇄먹방범 2020.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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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현존하는 문자 가운데 가장 완전한 글자라는 평을 받습니다. 창제자와 창제원리, 창제시기를 알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훈민정음' 그 이름으로 창제 목적이 드러납니다. 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라는 평도 받고 있죠.

그런데 왜 한글날로 지정되었는지 무엇을 기념하고 의미하는지는 생각보다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2020년 10월 9일은 한글날이 574돌 맞은 해로 한글날 의미와 유래, 우수성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글의 탄생, 훈민정음

 

한글의 시작을 알기 위해서는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에 대해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1443년(세종25년) 세종대왕이 집현전의 학자들과 함께 창제한 28개의 글자를 말합니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우리의 문자 없이 남의 글자인 한문을 빌려다가 사용했던 불편함, 즉 말과 글이 달라 온전한 언어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을 만들었습니다. 훈민정음은 28개의 자음과 모음을 운용하여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문자였는데, 3년간의 시험 기간을 거쳐 1446년(세종 28년) 세상에 반포되었습니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문자가 아닌 창제 목적이 뚜렷하고 창제자가 명확한 문자인 동시에 과학적이 합리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해 한자가 아닌 우리의 언어를 글로 오롯이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나 당시 한글은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글’이라는 인식과 함께 사용을 거부당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의 기반이 된 문자이기도 합니다. 이후 한글은 1894년에 공식 문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 가갸날과 한글날 유래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곧 오늘날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대한민국 5대 국경일로 지정된 날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한글날의 시초는 ‘가갸날’이며 한글날의 탄생이 일제강점기라는 조금은 씁쓸한 말을 먼저 하고 가겠습니다.

오늘날의 한글인 훈민정음은 세종 28년인 1446년에 태어났지만, 한글날은 1926년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조선어연구회는 국권을 빼앗기고 일제강점기에 있던 민족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1446년 음력 9월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세종실록을 근거로, 훈민정음 반포 8회갑(480년)이 되는 해인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을 ‘가갸날’로 지정했습니다.

 

 

ⓒ 사진 = 영화 말모이

 

 

1910년 체결된 한일합병조약에 따라 통치권을 빼앗기고 일본의 탄압을 받던 때, 민족성을 박탈하기 위해 일본은 우리의 모국어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어학자들이 1921년 12월 3일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를 발족했습니다. 참고로 조선어연구회는 1908년 주시경, 김정진이 창립한 국어연구학회의 후신인 단체로 오늘날 한글학회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조선어연구회에서는 일본의 핍박 속에서도 한글 보급 강습, 문맹퇴치운동 등을 통해 우리의 고유한 언어와 글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생겨난 것이 가갸날의 제정입니다.

‘가갸날’로 지정한 이유는 당시 한글이라는 말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갸거겨’, ‘나냐너녀’ 하는 식으로 전파됐고, ‘가갸거겨’라고 하는 데서 유래해 한글을 ‘가갸글’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가갸날’이라고 지정한 것입니다.

이것이 2년 뒤 한글날로 명칭이 정정됐습니다. 국어학자인 주시경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지었고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게 된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아래에서 이뤄진 한글날 행사는, 1945년 광복 다음 해까지 이어졌는데요. 1946년에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여 거국적인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몇 번의 정정 끝에 양력 10월 9일로 확정되었습니다.

1970년에는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통해 한글날을 공식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경제 단체의 ‘휴일이 많은 것은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문제 제기로 한때 법정공휴일 축소 문제가 논의되었습니다. “노는 날이 많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한글날은 국군의 날과 함께 1990년 8월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단순한 기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글학회 등 한글 관련 단체의 ‘한글날 국경일 제정 운동’과 시민들의 한글 우수성 인지 등으로 2006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 한글날, 왜 10월 9일일까?

 

위에서 언급했듯 한글날의 기반이 된 날은 10월 9일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어연구회는 훈민정음 반포 8회갑(480년)이 되는 해인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을 ‘가갸날’로 정했습니다. 이들은 「28년 9월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는 세종실록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9월의 마지막인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양력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한글날에도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음력 기준의 기념일을 양력으로 환산하면서 1931년 양력 10월 29일로 한글날이 변경되었습니다. 이것이 1934년 양력 9월 28일로 또 한 번 더 변경됩니다.

 

 

 

 

그러던 중 1940년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때 한글날 날짜에 변화가 생깁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11년(1446년) 9월 상한(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기록을 발견한 뒤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기념일로 변경합니다. 이를 양력으로 바꾸면 10월 9일이 됩니다. 이렇게 정정된 한글날 날짜는 오늘날까지 양력 10월 9일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음력을 양력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정확하지 않은 한글날 날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변경되지는 않았습니다. 먼 훗날 또다시 날짜가 변경될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정정의 기록을 보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아도 되겠죠.

 


● 한글날 제정 의미

 

1945년 광복 직후 우리나라에는 문맹률이 급히 높았습니다. 글을 모른다는 것은 생활이나 문화 수준, 지식의 향상을 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거나 경험을 쌓을 때 어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하며 작성했던 첫 문장이 ‘나라말과 한자가 통하지 않아 백성이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였습니다.

이 말처럼 모든 사람이 글을 익혀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해 한글의 우수성과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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